'다큐멘터리 3일' '울릉도 평리마을'편 섬의 축복, 봄나물
4월 25일 23시 05분 kbs2 tv에서 방송됩니다.
봄 소풍, 봄노래, 꽃놀이. ‘봄’ 하면 떠오르는 달콤하고 여유로운 느낌.
그러나 뭔가 좀 다르다는 울릉도의 봄!
울릉도에 색색의 꽃보다 더 자주 보이는 것은 싱그러운 초록빛 뽐내는 나물.
그리고 마치 꽃처럼 화사한 옷을 입은 나물 밭의 사람들.
화산섬 울릉도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나물들은 맛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이미 육지에서도 너무나도 유명한 명이나물과 세 가지 맛이 나서 삼나물로 불린다는
눈개승마, 울릉도 대소사에는 빠지지 않는다는 고비 등 다양한 나물들이 밭에 가득합니다.
봄나물 향 가득한 화산섬 울릉도를 만나기 위해 <다큐멘터리 3일>이 울릉도 평리마을을 찾았습니다.
두 잎 중 한 잎만 채취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고 합니다.
2004년 울릉도의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많은 농가에서 농업용 모노레일을 설치했습니다.
소고기보다 비싸다는 울릉도 고비. 잔털 때문에 다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울릉도의 밭에는 나물이 빼곡합니다.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의 초입부터 나물을 채취하는데,
봄이 끝나면 밭에 남아있는 나물들은 억세져 상품성이 저하되어
채취 및 판매가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나물의 놀라운 성장 속도에
울릉도 주민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하루하루 바쁘게 나물을 뜯습니다.
고깃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명이나물 장아찌. 그 명이나물로 유명한 것이 울릉도입니다.
이 명이나물의 이름에는 울릉도 개척민들의 삶의 애환이 녹아있습니다.
육지에서는 이것은 산마늘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울릉도에서는 개척 당시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의
명을 이어줬다고 해서 명이나물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나물 전쟁이라고 말할 정도로 쉴 틈 없이 일하는 사람들.
해가 뜨면 집에서 나와 밭으로 갑니다.
오랜 시간 허리를 숙여 나물을 캐고 집에서는 나물을 다듬습니다.
나물을 다듬었지만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배가 자주 다니지 않고 그것마저도 바다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육지로 나가기 힘든 울릉도의 특성상 나물을 생채로 내보내기가 힘듭니다.
나물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싱싱한 모습을 잃기 때문에 울릉도 나물은 대부분
건채 상태로 유통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듬은 나물을 삶고 말리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많은 집들이 저마다 나물 삶는 기계나 아궁이와 가마솥을 설치해두었습니다.
많은 양의 나물은 기계를 이용하여 삶습니다.
그러나 기계는 한 번 삶는데 드는 기름값이 약 2만 원 정도로 꽤 비쌉니다.
그래서 적은 양의 나물은 가마솥에 불을 지펴 삶거나 주방에서 큰 냄비에 삶습니다.
나물 말리는 중인데, 나물의 종류와 건조 시간에 따라 색이 다르다고 합니다.
삶은 나물은 잘 마를 수 있도록 뭉치는 곳 없이 골고루 펴주고
바람이 불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이틀 정도 말려주어야 합니다.
높은 일의 강도와 빽빽한 일정으로 지친 몸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내일도 나물 밭으로 갑니다.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올라 갑니다.
울릉도 명이나물은 밭에서 재배하기도 하지만 산에서도 자생합니다.
산에서 자라는 ‘산명이’를 채취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산림조합에서 내주는 허가증을 받아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오릅니다.
허가증이 없는 사람은 채취할 수 없으며, 매년 약 20일 정도의 정해진 기간에만
채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울릉도 주민들이 이 기간에 산을 오릅니다.
사람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의 명이나물은 이미 대부분 채취가 끝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다들 쉽게 접근하기 힘든 숨겨진 곳을 찾아 산을 오르는데,
명이가 자생하는 곳은 가파른 경우가 많아 가끔은 위험한 일도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이곳을 황금산이라고 부릅니다.
자신의 밭이 없는 사람도 허가증 하나만 있으면 산명이로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울릉도에 3년을 거주한 사람은 요금을 내면 그해의 허가증을 받을 수 있는데,
허가가 쉬운 데 반하여 신명이는 높은 가격을 자랑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배낭을 짊어지고 산으로 갑니다.
봄의 울릉도는 언제나 일손이 부족합니다.
봄나물 대부분은 조금만 수확 시기를 지나도 억새지기 때문에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많은 봄나물을 캐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인력을 부르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끼리 품앗이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인력이 부족한 경우 타지에 사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모으기도 합니다.
영종도에서 온 언니 이난옥 씨.
여동생을 도우러 열 시간을 달려 울릉도에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밭에서 역시 남동생을 도우러 온 사돈들도 만났습니다.
시흥에 살고 있다는 박영주(40) 씨 역시 봄나물로 바쁜 부모님을 돕기 위하여
여름휴가를 당겨 쓰고 가족들과 울릉도를 방문했습니다.
봄나물로 바쁜 최주식(66) 씨를 돕기 위하여 집을 방문한 손용권(66) 씨와 도금열(66) 씨.
어렸을 적 울릉도에서 나고 자란 동창이었던 셋. 울릉도를 떠나 육지에서 생활했지만,
나이를 먹고 울릉도로 다시 돌아왔다고 합니다.
다시 모인 울릉도에서 나물과 함께하는 그들. 나물이 불러들인 소박한 동창회가 열렸습니다.
봄을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바쁜 일상,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피어난 봄나물과 함께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봄나물과 함께하는 그들의 일상을 담아냈습니다.
<다큐멘터리 3일> 672회, [섬의 축복, 봄나물 – 울릉도 평리마을 72시간] 편은
오는 4월 25일 밤 11시 0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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